갈수록 동전의 앞면과 뒷면 모두를 보거나 안보고 싶어하는 이중적인 마음이 커져간다. 혹은 옛날부터 그랬을지 모른다. 점점 누릴 것은 많아지고, 모두가 그렇게 하고, 환경이 그렇게 바뀌어간다. 도시에 살면서 시골을 그리워하고, 컴퓨터에 푹 빠져서도 친구들과 공원에서 이야기 나누던 시절을 떠올리고, 휴대폰을 꼭쥐고서 휴대폰 없었던 때를 생각한다. 알프레드가, 자비스가 가볍게 리듬을 타며 알아서 맞춰주는 일상을 공기처럼 느끼면서도 모든 것이 수동이던 때를 그리워하겠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_ “교수님,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뭔가가 있을까요? 교수님이 말씀했죠.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자네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할걸세.” / 결국 만족 못하고, 한쪽으로 넓은 세상의 프레임 속에서 아마 누군가는 계속 달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