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향기 (Feb 25, 2016)
늦여름,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굽이굽이 산 속의 계곡을 찾아 나선다. 아무도 없는 공간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다 마침내 제대로 된 비밀공간을 찾아내어 자리를 잡는다. 여기는 터를 다잡아 텐트를 치고, 저쪽 물건너에는 요리도구를 꺼내어놓고, 나무에 스피커를 달아두고, 간단히 요리하고 맥주를 한잔 마시고 물에 빠진다. 한껏 물놀이를 하고 낮잠-. 다시 또 일어나 장작을 구해오고 저녁 요리를 하고 맥주와 음악, 유치한 경쟁, 이런저런 옛 이야기들. 우리 아지트를 밝히는 주황빛 조명 몇 개를 두고, 잔잔한 계곡물을 보고 들으며 밤을 이어간다. 아까 낮잠을 자려다 코 끝에 그 때의 향기가 떠올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