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을 뒤적거리며 (Jan 03, 2016)
내 방은 적어도 25년동안 조금씩 축적된 나의 추억들을 곳곳에 쌓아두고 있다. 아주 어릴 때 물건들은 별로 없으니까. 한동안은 점점 쌓아만 가다가, 언젠가부터는 조금씩 버리고 있다. 모으는 것도 신기하고 버리는 것도 신기한데, 사실 모은다고 자주 보지 않고 버린다고 크게 살펴보지 않고 버린다. 그러니까 매일 내가 자는 곳 근처에 오랫동안 머물러만 있다가 조금씩 가버리게 된다. 가장 큰 이유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가끔은 이렇게 어떤 물건을 찾다가 결국 난장판을 만들고 정리를 하며 버리게 된다. 이런 경험들도 가끔 좋다. 기억력 나쁜 내 머리는 잊고 있었는데, 물건을 보게 될 때, 손으로 만지게 될 때 그것과 연관된 기억들이 한꺼번에 물밀듯이 밀고들어온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아침에 방정리를 해본적은 없다. 나른한 오후이거나, 열두시가 넘은 늦은 밤이다. 몸이 그러길 원하는 것인지, 마음이 그러길 원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