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감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과 알아두어야 할 배경지식들이 많지만, 아직 한번도 알아본 적 없다. 아마도 이게 나의 부족함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영화는 영화대로 본다.

스토리도 모르겠고 숨은 뜻도 잘 모르겠지만 재미있다. 카메라의 앵글은 나에게 지금 상황이 이런 거라며 감정을 전하고 있는 것 같았고, 배우들의 표정은 일상에서 약간 더 나아간 감정이 들어있다. 아마도 이것이 일반적인 삶에서 접할 수 있을지 모르는 거라며, 그것을 끄집어내기 위해서 아주 약간 마음을 흔드는 정도의 설정이 아닐까. 눈, 눈이 오는 풍경은 가슴을 더 떨리게 만들었고, 겨울의 풍경과 그 공기가 느껴지는 듯 했다. 반복되는 카메라의 앵글, 반복되는 배우들의 대사, 반복되는 배우들의 행동, 어딘가 모르게 현실에서 벗어난 것 같은 상황들,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들, 하지만 약간 벗어난 생각들. 일상에서 얻기 힘든 감정을 마음껏 느끼게 해주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