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마 내가 살면서 가장 지친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들고 있다.

‘지치다’는 ‘힘들다’, ‘바쁘다’, ‘정신없다’, ‘어렵다’, ‘고달프다’, ‘피곤하다’와는 다른 느낌으로 나는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지치다’라는 것이 지금의 나에게 들어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치다’는 ‘힘들다’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더 결과적으로 나의 몸과 마음이 그렇다는 의미로 느껴지고,
‘지치다’는 ‘피곤하다’와 비슷하지만 그보다는 더 근원적인 나의 어떤 부분이 그렇다는 의미로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지금 너무 지쳐있다고 말하며 시작한다.

회사의 일은 너무 정신없고 바쁘다.
육체적으로는 너무 힘들고 피곤하다.
그리고 나의 생각과 감정은 어렵고 고달프고 힘들다.
사실, 생각과 감정의 상태는 어떤 단어들의 조합으로도 표현되기는 힘들다.

그래서, 문득 떠올려지는 OST 음악 리스트를 적어보기로 한다. 이 지친 상태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그런 것들이 있다. 담배보다도 강렬하게, 몇 분간 감정이나 생각을 증폭시켜주는 것, 혹은 생각을 멎게 만들어주는 것.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 소리, 특이한 새 울음소리, 깨끗한 보름달, 해가 막 넘어간 바다 풍경, 그리고 영화가 끝난 직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며 들려오는 OST.

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지친 감정 속에서, 태풍의 눈처럼 고요한 밤에 OST들을 떠올리며, 하나씩 들어본다.

무간도 OST, The Forgotten Time
우아한 세계 OST, Corsica II
Hedwig And The Angry Inch OST, Origin of Love
Call Me By Your Name OST, Mystery of Love
Mama Mia 2 OST, Andante, Andante
La La Land OST, Mia & Sebastian’s Theme
언어의 정원 OST, Rain
La Boum OST, Reality
중경삼림 OST, California Dreaming
Girl, Interrupted OST, The End of the World
풍월 OST, A Thousand Dreams of You
Gloomy Sunday OST, Gloomy Sunday
Pump Up the Volume OST, Why Can’t I Fall in Love
화양연화 OST, Yumeji’s theme
Knockin’ on heaven’s Door OST, Knockin’ on heaven’s Door

덧.
Call Me By Your Name OST, Mystery of Love

“Cause I wanted you to know… Cause I wanted you to know…”

Mama Mia 2 OST, Andante, Andante

Make your fingers soft and light
Let your body be the velvet of the night
Touch my soul, you know how
Andante, Andante
Go slowly with me now

중경삼림 OST, California Dreaming

“어디를 가고 싶죠?”, “아무 곳이나, 당신 좋은 곳으로”

Gloomy Sunday OST, Gloomy Sunday

“날 위해 연주해줘요”

화양연화 OST, Yumeji’s theme

“그와의 만남에 그녀는 수줍어 고개 숙였고, 그의 소심함에 그녀는 떠나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