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스르는 시간

인천을 출발해 칭다오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시차 때문인데, 숫자로 표현하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하늘도 변하지 않았다. 하늘 높이 올라 해를 좇아가는 느낌. 칭다오에서 쿤밍으로. 게다가 쿤밍에서 콜카타로 가는 시간은 -5분이다. 멋지다. 이 상대적인 시간은 내가 실제로 지내는 시간도 느리게 만드는 느낌이다. 뭔가 시간을 벌고 있는 느낌이지만, 문제는 한국으로 돌아갈 때엔 다시 그 시간을 갚아야 한다는 것.

하늘 위의 식사

여지껏 비행기를 타면서 제대로 밖을 볼 수 있는 창가 쪽 자리에 앉은 것은 처음이다. 어쩌다 창가쪽에 앉아도 날개 옆이었던 기억이다. 이번엔 제대로 창밖 하늘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기내식을 먹을 때가 정말 좋았다. 그리 좋은 항공편은 아니라 기내식은 평범했지만, 파란 하늘 비행기 아래로 깔린 차분한 구름들을 보는 기분이 색달랐다. 이정도면 하늘 위 나라에서 식사를 하는 기분이랄까. 경외심을 일으키는 풍경을 보며 일상적인 행동을 할 때의 느낌이 그냥 풍경을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