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생각은 복잡하다.
이제 초록 꽃망울이 막 꽃을, 꽃잎을 틔우기 직전의 때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 꽃망울은 어떤 색의 꽃잎을 보여줄지, 어떤 모양의 꽃잎을 보여줄지 아직도 결정을 못했다. 늦봄, 개나리가, 진달래가, 벚꽃이 피고 지고 여러 꽃들이 풍경을 감싸기 시작 할 때,직 이 꽃망울은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요즘, 디자이너의 길을 택한 것이 마음에 드는 결정이었다고 더 자주 생각한다. 요즘 읽는 책, ‘디자인 하지않는 디자이너’를 읽으면서 더욱 그렇다. 이런 책에,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세상을 살다가 가는데에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전자공학과에 계속 다녔다면, 이런 이야기에 어느정도 공감을 할 수 있었을까? 세상의 여러가지 풍경, 물건, 삶들을 보는데에 있어서 지금과 같은 눈을 가질 수 있었을까? 물론, 이건 상대적인 것이다. 나의 천성이 그런 것들을 좋아한다고 느끼고 있는거니까.

과연, 내가 어떤 길로 접어들어 어떤 갈래길로 가게될까? 내가 가는 길이지만 나도 궁금해진다. 요즘은 여러 길과, 그 길로 걸었을 때 마주치게 될 갈래길들을 생각해보면서, 조심조심 고민을 하고 있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고, 버려야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생기는 법. 하지만 아직 앞을 보기 힘든 부분은, 갈래길들.. 과연 어떤 갈래길을 만날 수 있을까.

한 가지 디자인을 하며 오랫동안 공감하며 마음에 계속 담고있는 것은, 따뜻한 분위기이다. 모든 디자이너가 그런 마음의 꿈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궁핍하지 않게만 지낼 정도라면 나 자신에게,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일을 하며 살고싶다. 거창한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니더라도 아주 작은 따뜻함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길. 여러 길 중 그래도 더 그것과 가까운 모습의 길을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