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뵌 재홍쌤은 역시나 꾸미지않으셨다.
부인분께서 사주셨을 파란색 꽃남방에 흰 티.
변함없는 머리스타일.

오랜만에 찾아간 학원엔 반 이상이 모르는 강사들.
수 업시작할때 찾아가서 약간의 뻘쭘함을 가지고 인사를 드리고,회식때 다시 찾아갔다. 원장님과 재홍쌤, 두형쌤 앞인지라, 평소엔 부담되었을 술을 잘도 들이켰다. 두형쌤과는 살면서 어떤 상황이나 결정을 해야할 상황에 부딪혔을때의 고민들에 대해 이야기했고, 재홍쌤과는 학교, 전공이야기와 입시 미술 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내가 학원다닐때에 비해 얼마나 자랐는가를 보여드리기 위해 나의 생각들을 이야기했고, 재홍쌤에게 배운 기초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말씀드렸다.

편하게 찾아뵐 수 있고 언제나 거기 계시기 때문에 더 찾아뵙고 싶을수도 있지만,
재홍쌤은 어딘가 나와 비슷하고 나를 겉으로 대하시지 않는다. (물론 다른 아이들에게도 그러신다.)
어쩌면 마음 한구석에, 재홍쌤이 어떤 상황들 때문에 포기하셨던 꿈을 내가 대신 해서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럴수도 있겠다….
인생의 선배가 있다는건 정말 좋은일이다. 게다가 난 또 한분 더 있으니.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