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번에 읽지는 못했지만 오랫동안 조금씩, 드디어 다 읽었다. 출퇴근길, 혹은 가끔 늦은 밤 집에서 늘어지게 앉아서 조금조금씩 읽었다. 처음으로 이북을 사서, 제대로 다 읽었다. 아이폰으로, 아이패드로. 책으로 읽었으면 느낌이 다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베르베르 소설이라면 이렇게 읽는 것도 좋았다.

2권이 끝이 아니라는건 다 읽을 때까지도 몰랐던 내용이다. 이런! 아쉬운데… 또 잊고 있다가 신간이 나오면 다시 소설이 떠올려지게 될까. 바로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어떤 연결고리로 이어질지 궁금한데 끝나버렸다.

아무튼, 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한보따리 가지고 다니며 들쳐보는 것이 즐거웠다. 언제나 책을 읽으면 그 속에 있는 듯 동화되는데, 어쩌면 진짜 현실이 그 소설과 같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 조금 다 멀리서, 넓게 세계를 보게 된다.

대부분 책 후기는 줄거리를 적지 않은데, 이렇게 하면 문제는 내가 나중에 소설의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줄거리를 맛깔나게 적는 것은 나의 취미가 아니므로, 책을 읽으며 줄을 쳤던, 딱 세 가지 부분만 아래 적어둔다.

셋째, 경제적인 효율을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함에 따라 젊은이들이 장기간의 연구를 필요로 하는 학문을 점점 기피하고 있다. 넷째, 세상이 너무 복잡해짐에 따라 세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자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다섯째, 오염. 여섯째, 수면 부족. -제 1막, 피그미와 아마존

누시아는 생각한다. 자연은 인간의 정신보다 훨씬 덜 속박되어 있으며, 우리가 자기와 더불어 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명은 보수적이지 않으며 우리의 놀이에 기꺼이 동참한다고. -제 1막, 잉태

존재들의 다양성이야말로 생존을 보장하는 가장 훌륭한 길이다. -제 1막. 잉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