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타협. 171페이지를 읽으며 정말 하하 소리내어 웃을수 밖에 없었다. 두가지의 결말이라니. 정말 멋진 작가의 선물이다.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을 읽은게 세번째인것 같은데, 정말이지 이번 소설엔 대화가 많았다. 미묘한 감정들을 그림처럼 보여주는것이 아니라, 직소퍼즐처럼 한조각씩 꺼내어 알려주는듯한 느낌. 어쩌면 일상과는 너무 먼 상황설정이지만 그래서 더 격한 감정을 보여주고,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의 근본적 뿌리 즈음에서 이야기 하는듯 했다. 미치광이라고 생각했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해가 조금씩 가게 만드는, 그런 힘이 있었다. 그리고 정말 ‘반전’ 이란게 있을줄은 몰랐으나, 너무나도 큰, 내가 소설을 읽으며 가던 길을 처음부터 다시 곱씹어 바꾸어야만 하는 반전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어이없게도 내가 피식웃으며, ‘선장이 역설로 꾸며 이야기하고있군..’이라고 생각하고 읽었던 15페이지의 단 두줄에 있었다. 왜 그걸 별생각없이 그냥 그렇게 받아들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멜리 노통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있다.

하지만 이해하기가 힘든 어려운 말들이 있었다. 선장이 하젤에게 쓴 편지.

하젤, 내 사랑. 모든 욕망은 누군가를 추모하는 것이란다. 사랑받는 모든 여인은 욕망만 남기고 훌쩍 따나버린 사람의 화신이지. 너는 죽은 여인이자 살아 있는 여인이야. 부디 안녕히. 오메르 롱쿠르.

어렵다… 곱씹어봐야겠다.

같이 빌렸던, 먼저 읽었던 로베르 인명사전. 나를 죽인자의 일생에 관한 책 또한 재밌었다. 하지만 나중에 읽은 메큐리에 가려져 벌써 머릿속 깊은곳으로 숨어버린듯 하다. 아멜리 노통은 전에도 그렇고, 약간은 현실보다 극적인 상황전개를 좋아하는것 같다.

[[diary]]